통일부 출입한지 이제 만 8개월 정도 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나마 남북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게 다행이지만,
맨날 제자리 걸음이다. 남북대화를 하더라도 맨날 실무회담, 실무접촉이다.
딱 한번 지난 9월 이산가족 상봉 취재를 위해 금강산 현장에 갔던 것을 제외하면,
남북대화가 있어도 기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전화 취재나 통일부 브리핑 취재가 전부다.
기자실에 있는 기자들도 지쳐 가는 듯.
참여정부 때는 보도자료 정도로 처리해도 됐던 실무회담, 실무접촉이 끝날 때까지
밤늦게 기자실에서 소위 '뻗치기'를 해야하는 현실이니...
어제 개성에서 열린 '3통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실무접촉'도 그랬다.
밤 9시가 다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에 잡힐만한 합의도 못하고 내려온 통일부 과장급 수석대표를 잡고
이것 저것 캐묻는 게 고작이다.
장관급 회담이다, 총리급 회담이다, 정상회담이다 하면서
개성, 금강산을 밥먹듯이 갔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립다.
정부 공식행사가 아니더라도 민간단체 방북행사나 언론사 단독 방북취재를 위해 평양을 찾았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립다.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박왕자씨 피격사건이 터지던 그 날,
나는 평양에 있었다. 북한 IT현황을 취재하기 위해 통일뉴스는 단독으로 방북 취재 중이었다.
그 때는 평양에서 직접 북측 관계자들에게 피격사건을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요즘 언론들은 각종 대북인권단체 소식지에서 날아오는 소식들을 베끼기에 급급한 듯 하다.
북한에서 화폐개혁으로 인민들이 봉기를 했다던지, 범죄가 들끓는다던지,,,
기자로서 눈으로 보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기사를 쓸 수 있을까.
기자에게 현장은 생명과 같은 거라고 했다.
통일부 기자의 현장인 북한을 직접 가보지도 못하는 상황이니,
참 지루하고 착찹한 남북관계다.
2010.3.3 점심 먹기 싫은 날,
통일부 기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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