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기자의 '한반도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 제목은 거창하게 달아놓고 정작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 외교.통일.안보 전문 인터넷 신문 기자라는 직함이 있었지만, 난 단지 현장 기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나 선배 기자들 귀동냥이나 해서 '한반도가 이렇게 굴러가는 구나' 정도만 파악할 뿐이었다.

'단지 관심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포스팅 몇개 하다보니 결국 한계에 부닥쳤다. 내 주제에 무슨 한반도 브리핑이라니... 한반도 이야기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두달 정도 활동하다가 두달 동안은 쳐다보지도 못했다. 아니, 안했다.

그러다가 기자 경력 5년차 만에 처음으로 정부부처 기자단에 등록됐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거대하거나 또는 미세한 흐름을 지켜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통일부 기자단에서 일주일정도 지내봤지만, 새내기 정부부처 출입기자가 한반도의 고급정보에 접근하는 건 하늘에서 별을 따는 만큼 어려운 일이다.

일단 한반도 브리핑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내려놔야 겠다. '한반도 일기' 정도면 어떨까 싶다. 통일부나 국방부 기사를 하루 하루 다루면서 느끼는 점들을 자유롭게 써 나가는 거다. 그래 그정도면 할 수 있겠다 싶다. 

일기를 쓸 수 있는 여를이 있을까도 걱정이지만, 내 게으름만 조금 줄이기만 한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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