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태양절 폭죽' 비난 발언, 北 강경조치 빌미줬나?
2010년 04월 23일 (금) 14:52:11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북한이 금강산 관광 지구에 대한 2차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태양절 폭죽' 발언을 직접 문제 삼았다.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23일 대변인 담화에서 "이명박 역도는 대결에 미쳐 날뛰던 나머지 감히 우리의 태양절 기념행사까지 시비하는 무엄한 도발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북한의 취한 '당국 자산' 몰수, '민간 자산' 동결 및 관리 인원 추방은 당초 예상됐던 것 보다 수위가 높고 시기도 한 템포 빨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이 이같은 조치의 배경으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 당시 '태양절 폭죽' 발언이 북한에게 강경 조치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민주평통 북미주 자문위원 8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다과회에서 이 대통령은 "백성들은 어려운데 60억 원을 들여 (김일성) 생일이라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렸다"며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면 얼마나 살 수 있겠느냐"면서 "나는 북한이 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측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직접 김일성 주석 생일행사를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이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신중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북한에서 김 주석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로 볼 때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북한의 강한 반발을 샀고, 이에 따라 금강산에 대해 보다 강경한 조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발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명승지 지도국 담화에서 "현인택은 우리가 동결조치를 추가하는 경우 '강력한 대처'하겠다느니 뭐니 하면서 제 딴에 그 누구를 위협해보려고 어리석게 망발했다"고 비난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같은 날 "현인택이 '국회'라는 공식석상에서는 '부동산동결조치가 잘못된 조치'라는 것을 '북이 깨닫도록 하는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큰소리쳤다"며 "보수패당이 궤변을 계속 늘어놓으면 더 중대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에 대한 남측의 무시와 자극이 북측의 강경 조치를 불러왔다"며 "남아 있는 북측의 조치도 남측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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