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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4 북한 핵포기 VS 북한 핵보유, 내기를 건다면? 4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 아니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갈까? 
내기를 건다면 어느 쪽이 맞을까? 금방 답이 나오는 내기는 아니다. 빠르면 2012년에 북한이 '강성대국의 문을 열면' 그때서야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였다.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말도 어느 정도 믿음을 주고 있었다. 6자회담도 느리지만 굴러가고 있었다. 그때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사람들은 극우 중 일부에 불과했다.

요즘 북한의 인공위성(로켓, 장거리미사일이라고 하기도 한다) 발사 이후, 특히 지난 2차 핵실험을 있고 나서부터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자칭 '진보적'이라는 전문가들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월 13일 외무성 성명이 결정적이었다. "이제와서 핵포기란 절대로, 철두철미 있을수 없는 일로 되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두고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북핵폐기에 회의적이었던 한국 뿐만 아니라, 요즘 미국 정부 내에서도 '북핵불포기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강경기조도 이러한 인식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정말 핵을 포기하지 않을까? 핵보유국으로 가겠다는 건가? 최근들어 무게가 실리는 분석은 북한이 일단 핵보유국으로 인정 받은 다음 미국, 중국 등과 핵군축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일이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큰 나라와 작은 나라의 핵군축 협상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없었고,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국제적 패권이 흔들릴 일이다. 북한이 그런 마음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오랜시간을 미국과의 대결에서 견뎌야 하며, 미국이 자신들의 패권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 물론 요즘 미국의 경제위기로 패권적 지위가 흔들린다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중에 새로운 분석을 듣게 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분석이다. 그 분석을 요약하면 이렇다. 

'부시 정부 김정일 건강문제를 빌미로 한.미가 북 급변사태를 거론하자, 북한 군부의 안보위기의식이 고조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북한 국내정치에서 군부 영향력이 급신장했다. 북한 군부는 핵을 협상카드로 쓰기보다는 핵보유를 최종목표로 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 북한에서 나온 성명은 이러한 군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이 결국 협상의 장으로 나오면서도 더 큰 보상을 노리고 군부 핑계를 댔던 선례가 있다. 따라서 차후 협상에서 더 큰 보상을 받아내기 위해 북 군부 주도로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는 장외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제정치 상황이 바뀌거나 대북보상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확실해지면 핵.미사일은 다시 협상카드화 될 것이다.'

이것을 더 요약하면 "최근 북핵보유 기조는 군부의 입장이다. 이 기조를 통해 북한은 차후 협상에 더 큰 보상을 꾀하고 있다. 그 보상이 구체화되면 다시 북한은 핵폐기를 폐기를 걸고 협상에 나온다"는 것이다. 

그 분석은 그럴 듯 하게 들렸다. '북한이 정말 핵을 보유하기 위해 핵개발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라는 내 생각 때문에 그런 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고 싶기 때문에 그런 근거가 더 귀에 잘 들어온 것일지도 모른다. 

답은 없다. 그래도 내기를 건다면 '북핵 폐기'를 선택하겠다. 어쨋든지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수교가 어서 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그래야지 내가 살고 있는 한반도도 빨리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제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전쟁 걱정 안하고 내 가족들과 친구들과 행복하게 살 걱정만 했으면 좋겠다. 

나랑 술내기할 사람?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날, 그리고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는 날, 그래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온다면 당신은 내게 술을 사야 한다. 아니 기분 좋으면 내가 2차를 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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