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5월 03일 (월) 16:29:17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3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과 향후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방중 목적은 북.중관계 강화, 6자회담, 천안함 문제 등 세 가지로 좁혀진다. '북.중관계 강화' 기조를 앞세우면서 '6자회담' 등 북핵문제와 '천안함' 등 한반도 안정화에 대한 간접적인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목적에 대한 비중이나 전망은 전문가들 마다 엇갈리는 모습이다.

북.중관계 강화... 군사.안보 확대 가능성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경제협력 가속화 등 북.중관계가 강화시킬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선 북.중관계가 관심사이기 때문에 첫 번째로 북.중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정치적인 우호 관계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전문가도 "북.중경협을 공식화하고 앞으로 경협 외에도 전방위적으로 외교.군사.안보 분야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의 대규모 식량 지원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5-6월이 되면 춘궁기에 접어들면서 중국의 식량지원 등 인도적 지원과 대북 투자 등 중국이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6자회담 복귀 재개 수순?
"북, 미국 긍정적 시그널 확인" vs "복귀 계기는 아니다"

김 위원장의 방북과 관련해, 가장 관심이 끄는 문제는 '6자회담 재개 여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국의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확인하고 움직였기 때문에 복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의견과 6자회담 재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어렵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방중의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핵문제"라며 "6자회담이 6월 중순경에 개최될 예상되고 있는데 이보다 일정이 더 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천안함 문제와 6자회담을 다른 트랙으로 구분하는 분위기"라며 "미국으로서도 협상의 여지를 보여주는 등 긍정적 시그널을 줬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교수도 "6자회담이 당장 재개되기는 쉽지 않지만 북한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미국과 중국이 수용하는 차원이라면 6월정도 열리지 않겠나"라며 "(김 위원장 방북은) 오늘부터 미국에서 NPT 평가회의가 시작되는 점과 더 늦춰지면 상반기가 어려워지는 점도 고려된 것 같다"고 봤다.

하지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대해 유화적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6자회담을 요구하더라도 북한은 유엔 제재를 풀고, 평화체제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양자회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의 대북전문가도 "중국 중재로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가 마련됐다가 미국이 일방적으로 연기했기 때문에 북한이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이 6자회담의 계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중을 통해 직접적인 6자회담 복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홍 전문연구원은 "중국에게 확답을 주기보다 협조를 구하고 김계관 부상의 방미 등 재개 프로세스를 다시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한의 '천안함' 몰아세우기가 배경?
"한반도 군사충돌 우려 등 완곡하게 표현될 듯"

김정일 위원장 방북 배경을 '천안함 사건'과 연계시키는 시각도 있다.

익명의 대북전문가는 "지난 3월 말 4월 초 방중을 계획했다가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취소 내지는 연기한 것 같다"면서 "천안함 문제를 가지고 한국이 북한을 몰아세우고 전방위적 외교 공세를 하고 있는 상황이 방중을 늦출 수 없게 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김용현 교수도 방중 배경에 대해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북측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를 통해서 북한이 이해관계에 대해 좀 더 빨리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방중에서 '천안함'이 직접 거론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반도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 정도로 완곡하게 표현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익표 전문연구원은 "천안함이 방중의 배경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중국과 북한이 이해를 같이하는 한반도 군사적 충돌, 모험주의에 대한 우려, 즉 천안함 원인보다는 이를 둘러싼 남측의 대응 기조에 대한 우려에 대해 공감대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백학순 연구위원도 "양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한반도 평화 문제"라며 "남북 간 천안함 사건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평가나 해소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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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 넘길 듯... "중국 곡물쿼터제로 물량 확보 어려워"
2010년 03월 03일 (수) 11:36:24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정부가 북측에 지원하기로 합의한 옥수수 1만 톤 전달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3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우리가 구매를 희망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의 명절 같은 내부 사정이 있다"면서 "시기상 물량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등 여러 사안이 있어서 전에 말했던 것에 비해 조금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5일 정부는 북측에 옥수수 1만 톤 지원 진행절차를 통지하면서 "구매 국가의 사정을 고려할 때 최소 40일 이상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북측은 같은 달 15일 옥수수 1만 톤 수용의사를 밝혔고, 정부는 20일 지원에 필요한 남북협력기금 40여억 원을 의결했다.

이 부대변인은 "40일이라는 시간은 구매절차에 들어가는 시점으로부터 통상적으로 40일 정도면 지원에 필요한 준비가 완료된다는 것을 지금까지 여러 가지 사례를 토대로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옥수수 지원 진행절차를 통보한 지 40여일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정부는 옥수수 구매절차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물류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중국의 곡물 수출 쿼터제로 인해 물량확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중국이 최근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곡물 대외수출을 제한하는 품목별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옥수수는 거의 대외수출이 안 되고 시기적으로 조정하는데 현재 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옥수수 구매절차가 끝나더라도 포장 및 선적에 필요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옥수수 1만 톤 전달은 당초 예상됐던 3월 초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옥수수 지원은 대련-청진 간 해로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옥수수 1만 톤 지원은 적십자사 차원에서 진행되지만, 비용이 남북협력기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정부 직접 지원 성격이 짙다. 이명박 정부의 첫 대북식량지원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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