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통일부 기자실에 앉아서 이리 저리 기사 쓸 거 없나 고민하던 중,
"통일부 홍보책자 나왔습니다!"
'그래 뭐 쓸 거리라도 있나 보자' 하는 마음에 한 권 챙긴다.
'대북정책 이렇게 해왔습니다' 라는 제목의 소책자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북정책 설명자료라는 부제도 달려있다. 종이도 전면이 빳빳하고 두꺼운 칼라 코팅지다.
책을 펼쳐 봤더니 2월 말 기자들에게 취임 2년 계기로 참고자료를 배포했던 내용이랑 별 다른 게 없다.
'원칙 있는 남북관계 발전 추구', '진정성 있는 대화,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추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화 중단, 비방중상과 강경조치에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였습니다..."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던 말이다. 말로 계속 반복하면 현실도 그렇게 되는 줄 아나보다.
이명박 정부 2년 즈음 해서 통일부가 홍보 책자를 자주 찍어 낸다.
지난 주에는 '원칙과 유연성의 조화'라는 비교적 두툼한 책자도 찍어냈다.
이쯤 되니 한 기자가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남북회담 예산이 남아 도니까, 이런 홍보 책자만 찍어 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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