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부터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으로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스트레이트 기사 막고, 통일부, 국방부 브리핑에다가 전문가, 국회, 민간단체 반응 따서 기사화하느라 하루가 다 가버리고 이제야 블로그에 글을 쓰네요.
'정치.군사 대결 해소 합의사항 무효화', '남북기본합의서의 서해상 군사분계선 조항 폐기' 등 초강수를 둔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해상 군사 충돌 가능성은 어쩌구 저쩌구.... 그렇게 정신없이 기사를 쓰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서해상 군사충돌을 내심 바라고 있지 않을까?'
'경제위기 속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용산참사'까지 터졌으니 이런 이슈를 덮을 만한 사건으로 '서해상 군사충돌'이 딱이다. '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사실, 민족의 이익을 떠나서 이명박 정권의 이익만 따지고 본다면 단기적으로 '서해상 군사충돌'은 그들에게 호재일지도 모릅니다.
몇 십전 전처럼 '무찌르자 공산당'이라고 외치면서 내부결속을 다지면 보수층이 재집결하지 않을까 하는 계산입니다. 물론 민주화 과정을 겪은 우리 국민들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동조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기우만은 아니라는 느낌도 듭니다.
북한 조평통 발표 이후 국방부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북측이 NLL(서해상 북방한계선)을 침범할 경우에는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한번 쳐봐라. 그러면 매운 맛을 보여줄 테다. 이런 어조 입니다.
취재 중에 들은 정부 쪽 관계자들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명박 정부의 인식에서도 이런 기류가 감지됩니다.
'지난 두 차례 서해교전에서 검증된 바와 같이 북한이 서해에서 도발해 봤자, 우리 해군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불리할 것은 없다. 그것을 아는 북한이 막무가내로 도발할 리 없다.'
이런 식입니다.
이번에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이 뭘 하든 '무대응'으로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참 안일합니다.
전문가들은 서해상 충돌 가능성을 국지전까지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좀 강성인 분들은 북한의 미사일이 동원되고 남한의 이지스함급 군함이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불안합니다. 이명박 정권이 자리 잡은 한반도가 불안합니다.
다만 정권 하나 바뀌었었을 뿐인데, 경제위기에다, 이번에는 전쟁위기까지 치를 떨어야 한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용산참사’라는 계급문제가 불거지면, 북한을 이용한 ‘민족문제’를 들이밀고...참으로 불행한 한반도입니다.
제발 조용히 조용히 해결합시다. 한반도에 불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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