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의 거짓말 브리핑?
개성 평가회의를 둘러싼 남북간 진실게임
2010년 01월 22일 (금) 21:42:38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남 : "북측 기조발제나 협의 과정에서 국방위 대변인 (부흥계획 비난)성명 등 공단 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다.(19일 오후 통일부 관계자)"
북 : "우리는 접촉에서 남조선 당국이 도발적인 '부흥계획'을 완성하여 북남관계개선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한 데 대해 언급했다.(22일 오후 우리민족끼리)"

남 : "2월 1일 실무회담 의제는 3통문제와 숙소 건설문제라고 확실하게 던진 것이기 때문에 그날 나오면 우리는 그것을 토의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21일 오후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 브리핑)"
북 : " 남측이 다음 번 접촉 때 로임(임금)문제를 협의하겠다고 하는 조건에서 2월 1일 다시 접촉을 가지는데 동의해 주었다.(21일 오후 조선중앙통신)"

남 : "북측에서 이야기한 것에 토지임대료는 빠졌다.(21일 오후 김영탁 대표 브리핑)"
북 : "우리는 그(유례없는 특혜)에 맞게 토지임대료 문제를 다시 협의 해결할 것을 제기했다.(22일 오후 우리민족끼리)"

남 : "그런(북한이 제시한 임금 금액)것은 특별하게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것은 없다.(21일 오후 김영탁 대표 브리핑)"
북 : "해외경제특구 근로자 로임은 적어도 200-300달러 또는 500달러 수준이지만 개성공업지구 근로자들의 로임은 겨우 57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22일 오후 우리민족끼리)"

19-20일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를 둘러싼 남북 당국간 '진실게임'이 치열하다. 통일부에서 브리핑을 하면 북측 언론이 되받아치고, 다시 통일부가 반박자료를 내는 식이다.

남북간 진실게임에서 남측 대표선수는 이번 평가회의에서 남측 단장을 맡은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

그는 회의를 마치고 귀환한 21일 결과 브리핑 이후 북측에서 전혀 상반되는 내용의 보도가 잇따라 나오자 결국 22일 오후 해명을 위한 브리핑을 가졌다. 진실공방이 붙은 사안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국방위 성명 언급 여부 = "20일 자정을 넘어서 (단장접촉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잘 음미해 봐야 된다'. 이것이 북측에서 국방위와 관련한 말한 것의 전부라고 하면 전부다. 그 말미에 한마디 한 것까지 의미를 둘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속회담 임금 포함 여부 = "22일 날 아침에 나올 때, 떠나기 전에 북쪽에서 우리 제안을 수용했다. 우리는 2월 1일 3통문제와 숙소를 의제로 제의했었다. 당연히 우리는 2월 1일 이 사람들이 나오겠다고 하면 당연히 그것을 토의하러 나오는 것으로 아는 것이다."

토지임대료 언급 여부 = "의제 협의에 관한 내용이 질문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문맥상 의제인 줄 알고 내가 토지임대료는 이야기 안했다. '이번 의제 협의 때에는 북측이 임대료 이야기를 안 했다.'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구체적인 임금 수준 언급 여부 = "평가회의 앞부분(19일) 거기서 나온 것이다.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의견들은 나중에 공식적으로 제의할 때 달라진다. 그러니까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건 (브리핑에서) 별로 언급을 안했다."

지금까지의 진실게임을 정리해보면, 남측 설명과 다르게 이번 평가회의에서 국방위 성명과 토지임대료, 구체적인 임금 수준에 대한 북측의 언급은 있었으며, 후속회담에 임금 문제가 포함되는지의 여부는 남북의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진실여부를 가리기 어렵다. 3승 1무, 결국 북측의 판정승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김 대표는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답변하면서 '있었던 사실을 없다고 말하는' 실수를 범했다. 이러한 실수는 전파를 타고 전국적인 '오보'가 되고 말았다. 이 정도면 국민들로부터 '거짓말 브리핑'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통일부는 할 말이 없다.

남측 정부는 이번 진실게임을 통해 많은 것을 잃었다. 정부가 언론으로부터 신뢰를 잃으면 국민의 신뢰도 얻지 못한다.

기자들은 앞으로 통일부의 브리핑을 어디까지 믿고 보도해야 할까? 이번 해프닝은 기자들뿐만 아니라 남측 국민들에게 남과 북의 주장이 다를 경우에는 어떤 쪽의 말을 믿을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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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후발업체 (주)나인JIT 이희건 대표
2009년 07월 20일 (월) 17:32:08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지난 16일 (주)나인JIT 이희건 대표를 만나 개성공단 기업주의 심정을 자세히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저희가 개성공단 입주할 즈음에 굉장히 경쟁률이 높았습니다. 공인평가기관을 통해서 들어갔기 때문에 대부분 우량기업들이었습니다. 당시 입주가 결정된 다음에 주변에서 '로또에 당첨됐다'는 말까지 들었어요. 그런데 우량기업이다, 로또에 당첨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업이 지금 자칫하면 불량기업이 되어서 부도나서 돌아오지 않을까 고민입니다."

의류업체인 (주)나인JIT는 지난해 7월 개성공단에 입주한 대표적인 후발업체다. 이희건(55) 대표는 '황금알을 낳는다'는 개성공단에 입주하면서 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상황은 1년 만에 180도 달라져 버렸다.

개성공단 본단지에 1,600평 3층 공장을 짓고 지난해 500명의 북측 근로자를 공급받았다. 후발업체라 근로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애초에 신청한 920명에 못 미쳤지만, 배치된 근로자들을 열심히 교육을 시켰다.

"현재 인원가지고도 그네들(북측 근로자) 기술 습득력이 굉장히 빨라서 금년 초부터는 뭔가 수익을 올려서 흑자로 돌아갈 자신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12.1 조치 이후에 바이어들이 이탈하면서 어려움에 처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그는 "피를 말리는 심정"이다. 상청으로부터 주문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현재 공장 가동률은 50-70%에 불과하다. (주)나인JIT처럼 개성공단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납품업체들은 대부분 비슷한 처지에 있다.

지난해 개성공단에 대한 출입.체류를 제한한 북한의 '12.1'조치부터 바이어(주문자)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갔다. 1/4분기까지는 주문을 미리 확보해 두었지만, 2/4분기부터 주문량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9월 이후에는 주문이 하나도 없다.

"브랜드 지명도가 있는 회사로부터의 주문은 완전히 중단됐다고 보면 됩니다. 2/4분기에는 주문이 거의 없어요. 일단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 가격이 싸든, 양이 적든 일단 물량을 밀어 넣으면 돌아가다가 끊어지면 중단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은 못 버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매월 약 1억씩 손해를 보면서 누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들러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간 개성공단 관련 회담은 헛바퀴만 돌고 있다.

이 대표는 '리트로글리세린'이라는 약을 꺼내 보여줬다.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먹는 비상약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이 약을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지난 5월 '개성공단 위기'라는 말이 세간에 한창 떠돌 때 그는 협심증으로 심장시술을 받았다. 비단 그 뿐만 아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대부분의 기업주들은 최근 스트레스로 인한 지병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담배를 안 펴야 하는데, 담배를 끊을 수가 없어요. 심장질환에 담배가 최악이라는데도 불구하고 끊을 수 없는 것이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주들의 현실이에요."

"개성공단 유지.발전 말로만 하는 의지, 큰 결과 없다"

   
▲그는 주머니에 심장 관련 비상약을 넣고 다닌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 대표는 북측의 '12.1조치'가 가장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 대한 어정쩡한 남측 정부의 태도 또한 바이어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남측 정부는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키겠다고 누누이 말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까지 온 책임은 남측 정부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의지가 나와야 하는데, 말로만 하는 의지는 큰 결과가 없어요."

그는 남측 정부가 북측과 약속한 근로자 합숙소, 탁아소 및 출퇴근 도로 건설만 제대로 이행했어도 이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이 문제는 북측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남측 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에서는 일을 오전 8시에 시작합니다. (북측 근로자들이) 8시까지 출근하기 위해서는 새벽 3-4시에 집에서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만큼 도로사정이 열악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힘들게 다닌 사람들이 와서 졸고 하니까 생산성이 나오겠습니까?"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다. 특히 개성공단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면서도 정부 당국자들이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부분을 전체인 양 개성공단의 위기를 부풀리는 언론에게도 불만이 크다.

"지인들이 가끔씩 전화하면 개성공단이 이미 문들 닫은 줄 알아요. 그 정도로 언론 매체가 중요한데, 언론들이 앞서가는 추측성 보도는 자제했으면 좋겠어요. 당국자분들께서도 한번쯤 걸러서 발표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신중하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당국자나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에 주문이나 경영에 영향을 많이 받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그 영향은 MB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최고다"라면서 씁쓸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개성공단 내부의 "분위기는 좋다"고 전했다. 북측 총국 담당자를 만나면 "자기네들 정부에서도 개성공단은 유지.발전 시켜나간다는 것에 대해 초지일관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고 한다.

6월 중순 10명의 북측 근로자들이 새로 공급됐는데, 이 중 8명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2년생까지 우리 회사에 들어왔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을 보낼 만큼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표명할 수 있는 조치로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북측이 이미 의사를 밝힌 바 있듯이 통행제한만 해제하면 바이어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국내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하는 꿈 때문에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심장질환에 최악'이라는 담배를 다시 꺼내물었다. 그제야 진솔한 심정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2003-4년에도 이런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그 때는 내가 결단해서 정리해 버렸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 무기력함이 너무 원통하다. 내가 정부 믿고 들어가서 왜 삐라에 흔들려야 하고 통행제한에 흔들려야 하나. 억울하다"

"우리가 김구 선생님처럼 죽을 각오로 38선을 넘은 것은 아니다. 기업으로서 이윤 추구를 위한 간 것이다. 중국보다 돈을 더 남길 것 같아서 간 것이다. 그런데 이 꼴이 뭐냐."

* 7월 20일 통일뉴스에 실었던 제 기사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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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아무리 대화해봐야 소용없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서울대 포럼서 '대북강경발언' 쏟아내
2008년 09월 23일 (화) 15:48:02 [조회수 : 210]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 23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포럼 발제에 나선 서재진 통일연구원 원장.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이명박 정부 인수위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원장을 맡은 서재진 원장이 원색적인 대북강경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소장 박명규)' 통일정책포럼 발제자로 나선 서재진 통일연구원 원장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강조하면서 남북대화 무용론까지 제기했다.

그는 "북한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체제다. 아무리 대화해봐야 소용없다"면서 "북한은 대화라는 카드 하나로 남한을 끌고 다녔다"고 지난 10년간의 화해협력정책을 평가절하했다.

북한 체제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그는 "북한 사람들도 북한을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북한 사람은 배급주는 것을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장사해먹고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군정치'와 관련해서도 "실상은 경제적 이권을 군대에 줘 만족하게 하고 총부리를 김정일 정권에게 겨누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중들이 불만을 토로하니까 사탕발림의 거짓말을 한 것이 선군정치 이론"이라고 깎아내렸다.

서 원장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을 근거로 "통일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단정짓기도 했다. 그는 김정일 정권 이후 "1인 독재 체제가 무너지고 당 중심으로 가면 그 정부는 경제논리로 갈 수 밖에 없다"며 "훨씬 개혁.개방 가능성이 높아지고, 남북관계도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정일이 살아 있으면 어려운데, 곧 죽게 되어 있다"며 "죽으면 국가기구가 제기능을 할 것"이라는 원색적인 발언도 나왔다.

서재진 ‘비핵개방 3000 낙관론’에
서울대 학생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위기 염두에 뒀나?”

   
▲이날 대북정책의 과제와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50여명의 서울대 학생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이날 서 원장이 '남북대화'를 대신해 제시한 정책은 각계의 비판을 받아온 '비핵.개방.3000' 정책이다.

그는 "북한을 정상국가화하고 개혁.개방 시켜서 (북한이) 중국처럼 본격적인 경제발전 하도록 우리의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비핵.개방.3000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북한의 개혁.개방이 안 되는 것이 모든 악의 근원이 된다"며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핵문제와 남북관계가 절름발이 식이 됐다"고 '개혁.개방 만능주의'를 주창했다.

'비핵.개방.3000 낙관론'도 제기했다. 이 정책에 대해 현재는 북한 정권이 반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 정부가 북한이 비핵.개방 하면 3000달러로 만들어 준다는 것에 호응이 높은데, 김정일 정권은 자신의 권력과 상충되기 때문에 비핵.개방.3000을 비난하고 국민들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생존전략과 비핵.개방.3000은 이해관계를 같이 한다"며 "시간이 지나고 대북정책의 본질을 이해하면 호응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서도 "엄청난 경제경협 재정보조로 기교를 부린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보조를 해서 기업은 수지가 맞더라도 국가 차원에서는 달러 한 푼도 벌지 못하고 국민의 일자리만 빼앗아 간 것"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한편, '김정일 정권 이후에 북한이 비핵.개방.3000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에 대해 청중석에 있던 서울대 한 학생이 "올해 초에 비핵.개방.3000을 세울 때부터 김정일의 건강상태를 염두에 뒀나"라고 질문을 하자, 서 원장은 "김정일의 건강을 계속 관찰하고 있다"며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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