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대북지원'? 자기 모순에 빠진 통일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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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2일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의 평양 방문을 불허했다. 5.24 조치가 유효한 시점에서 방북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불허 이유다. 천안함 보복 차원에서 마련된 5.24조치를 통해,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구를 제외한 북한 지역에 대한 방북을 불허하고 대북 지원사업은 원칙적으로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단,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은 유지할 것이라는 예외 조항을 달았다. 그러나 통일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을 위한 방북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간과했다. 인도적 지원은 분배투명성 확보를 위해 방북을 수반한다. 지원한 물품이 해당 지역 및 대상에게 배분되는지 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통일부가 대북인도지원 분야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바로 '분배투명성 강화'다. 통일부는 올해 초 업무계획에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단계별 모니터링을 통한 분배 투명성 강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두 달이 지난 현재 통일부는 '순수 인도적 지원의 분배투명성을 위한 방북 문제'에 대해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사안별로 방북 목적과 계획, 남북관계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 고작이다. 이번 북민협의 방북은 '평양 상주 사무소 설치를 통해 분배투명성 확보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취지였다.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들은 평양에 상주 사무소를 두고 인도적 지원 물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북민협이 방북 신청은 '방북 불허'와 '분배투명성 강화'라는 모순된 정책 사이에서 정부의 결정을 요구했다. '분배투명성을 강조해온 만큼 이를 위한 방북을 허가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통일부는 자신이 그토록 강조했던 분배투명성 강화는 외면하고 방북 불허를 선택했다. 현 남북관계 상황에서 '방북 불허'라는 정책이 더 중요한 원칙이라면 '분배투명성 강화'를 위한 정책은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논리적이지만, 통일부는 여전히 분배투명성 확보를 인도지원사업 승인의 주요한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통일부는 반출계획서를 통해 인도지원 단체들에게 '분배투명성 확보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 인도지원 단체 관계자는 "분배투명성 확보를 위해 방북할 계획이라고 적는다고 통일부가 방북을 허가해 줄 것인가"라고 혀를 찼다. 이같은 '모순된 행정'은 남북교류와 남북화해를 위해 만들어진 통일부가 남북교류를 끊고 남북 간 불신을 키우는데 앞장서고 있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존재와 현실이 모순된 상황에서 취하는 모든 행위는 모순될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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